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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과에서 실습을 돌 때의 이야기이다.

5/여자 아이가 몇 일 동안 계속해서 열이 난다고 해서 개인병원 갔다 해열제 먹고, 큰 병원 권유 받고 온 아이를 보았다.
(병원에서 보통 쓰는 이야기이다.-_-;; F/5 C/C(주소=주병력): Fever onset: 3일전..이런식으로..-_-;;)

인턴 선생님이랑 같이 환자와 환자보호자에게 병력을 듣고, 간단한 신체 진찰을 하고, URI(상 호흡기 감염? -_-;;;)으로 impression(추정진단?)하에 소아과에 연락하였다.

소아과 환자는 상대할 사람이 보호자라서 약간은 조심해야 한다.

나는 소아과 환자라 인턴 선생님 도와줄 일이 있나 싶어서 옆에서 같이 듣고 신체 진찰 할 때 약간의 도움(뭐..솔직히 별 도움은 안 되었다.)을 드리고 그냥 애를 만져 주고, 나름대로 열심히 보살펴 주고 있었다.

그래도..학생 인건 말하지 못 하겠더라.

일반 병동에서야 학생이라고 말해서 욕 먹거나, 싫은 소리 들은 적이 나는 경험하지 못 했고, 주위에서도 몇 번 밖에 경험하지 못 했다고 들었으나, 응급실에서야 사람들이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학생이라고 하면 짜증내기 일수 였다.

인턴 선생님이 있을 때는 옆에서 나름 열심히 보살펴 주었으나, 인턴 선생님이 떠나자 나도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었다. 애가 나름 나를 잘 따랐는데.. 자기 엄마가 사준 바나나맛 우유를 나에게 주려고 하였다. (ㅠ_ㅠ)

하지만, 난 PK(학생의사= 병원에서 실습도는 의학과 3,4학년 학생)이기에, 아무 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기에, 근처에 갈 수가 없었다.

미국처럼 PK가 환자에게 좀 더 자유롭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실제경험하지 못한 들은 이야기이지만....미국에서는 환자들이 병원에 PK가 있는 것을 이해하고 협조를 잘 한다더라.)

결국 소아과 병동에 응급 환자가 있어서 소아과 선생님들이 빨리 오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환아는 열이 내려서 그냥 귀가하였다.

집에서 닥터스도 자주 보고, 의사 선생님들을 좋아한다면서 신체 진찰할 때 아이치고는 꽤 잘 참았던 그 아이.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처음부터 학생이라고 말하고, 난 아직 아무 권한이 없고, 지켜 봐 줄 수 밖에 없다면서 그냥 그 아이 옆에 있을 껄 그랬다.

응급실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는 거랑, 그냥 내버려져 있는 거랑 느낌이 다를테니....
핑계를 덧붙이면, 종합 병원 시스템을 국민들이 좀 더 이해를 하고 협조해 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그만큼 학생의사들도 말조심, 행동에 주의를 해야겠지만....그리고 그렇게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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