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콘서트(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웅진 지식하우스 2006.02)

책의 프롤로그에 써있는 말, “ 이 책을 구입하신 분들이 고맙기는 하지만, 나라면 그렇게 쉽게 책을 사지는 않았을 것이란 점을 먼저 말하고자 한다. 대신 서점 카페에 책을 가지고 가서는 카푸치노를 홀짝이며 이 책이 과연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 재볼 것이다.” 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나는 책을 대충 사는 편이어서 그랬을 지도 모른다.

 책은
 Chapter 1 스타벅스의 경영 전략
 Chapter 2 슈퍼마켓이 감추고 싶어하는 비밀
 Chapter 3 경제학자가 꿈꾸는 세상, 완전시장
 Chapter 4 출퇴근의 경제학
 Chapter 5 좋은 중고차는 중고차 시장에서 팔지 않는다.
 Chapter 6 주식으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Chapter 7 인생도, 세상도 게임이다.
 Chapter 8 정부가 도둑인 나라
 Chapter 9 다함께 잘사는 방법
 Chapter 10 중국, 무엇이든 기회가 되는 곳
 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자연계를 공부해서 경제에 관해서 전혀 모른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 정도 밖에 모른다.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도 가물가물하다. 아무튼 경제에 관해 조금 더 이해를 하고 싶어서 골랐던 책이다. 책 서두가 마음에 들기도 하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현대자동차가 자국 국민을 봉으로 알아서 비싸게 팔고 미국 국민을 아주 좋아해서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와 같은 논리라면 비슷한 햄버거(재료는 약간 다를 수 있기 때문에)를 유럽에서 5~7유로(환율에 따라 엄청 차이가 나는구나. 대략 6000~12000원 정도라 생각하자.)에 파는 햄버거를 우리나라에서는 런치는 3500~4000원, 세트로는 5000~6000원에 파는데, 이는 맥도날드가 유럽 사람을 봉으로 알고, 우리 나라 사람을 우대해주는 게 되어 버리니 말이다. 그냥 그 둘은 기업으로 각 나라 상황에 맞게 장사를 하는 것일 뿐이다. 자동차 시장이 많이 개방된 미국에서는 현대자동차는 그 나라 사정에 맞게 최대한 많이 팔릴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해서 파는 것이고, 아직 자동차 시장이 많이 개방되어 있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비싸더라도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한 것이다. 맥도날드 역시 마찬가지이고, 다른 기업들 역시 그렇다.

(책과는 관계 없는 내용이지만) 다만 현대자동차가 보증기간 기간은 국내에서는 5년 10만km, 일본에서는 10년 10만km, 미국에서는 10년 16만km(10만마일)를 각각 적용하고 있다. 이 부분이 너무 아쉽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성장한 자동차회사이고, 우리나라 국민 덕분에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삼성자동차, 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가 이미 외국으로 넘어간 만큼 현대자동차가 빨리 성장해주었으면 좋겠다. (자동차에 대해 할 얘기가 많지만..이 글의 주제는 ‘경제학 콘서트’ 책이기 때문에..)

그리고 중고차 이야기는 꼭 중고차뿐만 아니라, 중고 물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책에 따르면 중고차를 사고 팔 때, 구매자가 불리한 이유는 판매자는 차에 대해 거의 100%를 알고 파는데 비해 구입자는 그렇지 못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것을 정보의 비대칭이라고 하는데, 이는 중고차나 중고 물건 뿐 아니라 다른 많은 곳에서도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보험시장이라고 한다. 보험 시장 같은 경우 가입자가 정보를 더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는 가입자가 유리한 것은 아니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고객’을 선택하게 되고 이것을 ‘역선택’이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비록 2가지 챕터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였지만, 그 외에도 많은 경제에 관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어려운 경제학 용어도 가끔씩 나오면서도, 실생활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쉽고 흥미롭게 접근하고 읽을 수 있었다. 경제에 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싶은 사람에게는 매우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경제에 관해 관심이 없거나 무지한 사람도 한 번 쯤 읽어보면 충분히 도움이 될 만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경제에 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