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1. 광해군일기 (휴머니스트)

훈련소에서 어느 중대장님의 추천으로 읽어본 책, 그 분 말씀으로는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광해군의 국제 정세를 파악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했다고 생각된다면서..

조선왕조실록 - 광해군일기. 과연 그는 어떤 왕이었을까? 흔히 종/조로 끝나지 않고, 군으로 끝나는 왕은 폭군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파악을 하게 된다. 조선왕조실록1권부터 읽었으면 정치체제나 행정체제, 직급 같은 것을 좀 더 수월하게 알 수 있었을 것인데, 약간은 아쉬운 생각이 든다.

아무튼 광해군은 선조와 공빈 김씨 사이에서 태어난 둘째 아들이었다. 정비인 의인왕후는 아이를 낳지 못 했다고 한다. 그리고 광해군이 세 살이던 해, (그의 형 임해군은 네 살) 공빈 김씨는 숨을 거둔다. 하지만 인빈 김씨를 만나면서 임해군과 광해군은 부왕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그렇게 어머니없이,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 한 채 광해군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청소년기를 임진왜란으로 보내게 된 광해군은 도망치려는 아버지이자 왕인 선조와는 달리 분조(나눠진 조정)를 이끌고 활동을 했다. 이렇게 아동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것이 그가 왕이 되었을 때의 행동의 원인이 되었던 것 같다.

어렵사리 왕이 된 광해군은 자신의 자리에 대해 불안해서인지 옥사를 자주 치르게(옳은 표현인가?) 되는데, 너무 아쉽다. 옥사보다는 좀 더 나라를 위해서 정치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흔히 말하는 친구를 잘 못 만난 것일까? 그가 이이첨을 가까이 하지 않고, 이원익, 이항복, 이덕형을 가까이 하였으면 그도 현군이 될 수도 있었고, 조선도 발전했을 텐데 말이다. 전쟁을 경험하면서 분조를 이끌었던 경험 때문인지 신하들이 모두 반대하는 친명배금 정책을 홀로 반대하고 중립을 지키자고 한 것. 그 당시로써는 잘못된 판단이었을지 몰라도 돌이켜 보면 옳은 판단이었다. 명나라는 분명히 지고 있었고, 청나라는 뜨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 정세를 잘 판단했던 만큼 사람에 대해서도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왕이다.

조선왕조실록 1권부터 안 봐서 그런지, 조선왕조실록11- 광해군 일기에 의한 조선의 조정은 정말 짜증난다. 백성을 위해 조정하는 토론은 거의 없다. 맨날 모함하고, 아부하고, 비방하고, 나쁜 일을 도모하고. 백성들이 잘 살게 하려는 토론은 못 봤다. 자기를 밀어주는 사람, 자신의 친인척을 등용하고, 권력을 이용하여 남을 짓밟고 자기 배 채우고. 뭐, 특이한 이야기만 책에 옮기고, 남을 도와주는 등의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는 그 당시 너무 흔한 일이어서 책에 쓰기가 민망해서 그랬겠지라고 생각해 본다.

옥사로 사작했지만, 나중에는 그 옥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실각한 광해군. 높은 자리에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되는 광해군.

곧 1권부터 순서대로 읽어봐야겠다. 조선의 역사에 대해 고등학교 때 배우기는 했지만, 교과서랑다른 이야기, 느낌이 있어서 흥미가 간다. 만화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러하기에 오히려 편하게 읽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전에 삼국사기나 고려왕조실록을 글자로 가득 채운 책은 읽기 힘들어서 다 못 읽었던 기억이 나기 때문이다. 흥미위주의 책을 좋아해서 그럴수도 있지만 말이다.

역사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TV에서 조선 시대 사극을 즐겨 보는 이에게는 그 시대적 배경을 알 수 있게 되어 좋다. 마지막으로 국사를 공부하는 학생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취미이야기/책, 만화  |  2008. 10. 1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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