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 일기의 내용 - 1일째(목요일) : 입대식
1일째

대한민국 남자라면 대부분이 가는 군대. 군가산점, 위헌 여부를 이야기하자면 내 생각으로는 결론 내기도 어렵고 정답을 낼 수 없기에, 그냥 내가 훈련소에서 겪었던 나의 훈련소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다.

반 년도 되지 않았지만, 나의 연대와 기수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 중대와 소대, 그리고 훈련병 번호만 기억날 분이다. 또한 중대와 소대, 연대는 국가 기밀 사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글에 올릴 수가 없다. 다만 나는 33번 훈련병이었다. 자랑스런 33번 훈련병. 야간사격 모두 맞춘 33번 훈련병. 각개전투에서 비디오 촬영되어 영상에 나온 33번 훈련병. 입대하는 말 여자친구와 있던 모습이 사진이 찍힌 33번 훈련병. 후후.

나는 의대를 졸업했다. 원래는 인턴, 레지던트를 바로 하고 군복무를 해결하려고 하였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여유를 찾고 싶어 바로 군복무를 택했다. 의대를 졸업하면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을 갈 수 있는데, 인턴을 하지 않으면, 군의관보다는 여유가 있는 공보의로 바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졸업하기 집에서 열심히 놀다가 받아 온 입영 통지서. 받고 나서도 아무런 감정의 변화가 없었다. ‘시간 되면 가는 거지.머. 훈련 힘드니 조금만 운동하다 가자.’는 생각밖에는.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지만 역시나 똑같았다. 그러다 전날 머리를 깎았다. 이제는 약간 훈련소 간다는 느낌이 든다. 뒤늦게 가는 거라 군복무를 마친 친구, 1년 전 훈련소를 겼었던 형과 전화통화를 하고,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고 마지막 날 잠을 잤다. 시간 맞춰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했다. 논산의 육군 훈련소에 가는 엄마가 태워주는 승용차(-_-;;)를 탔다. 많은 사람들이 어색한 머리를 만지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동기들과 선배님들이 보이고, 방송에 맞춰 줄을 서고는 입대식을 했다. 여기저기 우는 가족, 친구들. 고작 4주 훈련인데 왜 그렇게 난리 법석인지. 고작 4주? 난 며칠 지나지 않아 고작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입대식을 마친 후, 물품을 배급받는 것은 의외로 지겨웠다. 군 행동이 빨라서 내가 못 따라가리라 생각했던 것은 나의 착오였다. 하지만 이 떄 또 나는 착각하고 있었다. 그것은 시작도 아니었던 것이다. 모자부터 전투복, 속옷, 신발까지 모두 배급받고, 소대를 배정받았다. 배정 받는 과정에서 학교 동기들과 같이 배정을 받으려고 하였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놀로 온 것도 아니니 당연하였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더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였다. 그리고 숙소로 향했다. 좀 있다 알게 되었지만 우리가 갔던 숙소는 그 훈련소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숙소였다. 그래서 먼지 많고 약간은 좁은 그런 곳이었다. 첫 날은 무사히 지나갔지만, 늦게 자던 버릇이 남아서 그런지 잠이 오지 않았다.

병영 일기의 내용 2008년 3월 20일 목요일 - 1일째
첫 날이다. 입대식을 했다. 오늘 입소하는 가족,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 군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다. 난 부모님이 데려다 주셨는데 시간 관계로 먼저 가시고 여자 친구만 남았다. 헤어지면서 우는 사람도 있었다. 괜히 내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겨우 28일인데! 옷을 이것저것 받고 모자, 런닝, 팬티, 야전 상의, 양말, 탄띠 등을 받고 짐을 정리하고 이제 시작이다. 소대를 정하는데 학교 사람들과 붙어 있으려고 용썼지만, 결국 떨어졌다.

이 글이 혹시나 국가 보안법의 저촉될지 몰라 예민한 부분은 애매하게 쓰거나, 숫자나 실명은 거론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훈련의 자세한 내용도….

      사는이야기/옛날이야기  |  2008. 11. 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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