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훈련소 이야기(4주 군사훈련) 12일째, 월요일 : 영점 사격

오늘의 일정은 영점 사격이다. 영점 사격은 소총의 가늠좌와 가늠쇠가 자신의 접영점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일치하지 않는다면 조절하는 것이다. 하지만 접영점에 대한 개념이 낮에는 부족했다는 것이 아쉽다. 돌아와서 저녁에 생각해보니 알겠더라. 표적의 동그라미 안에 3발 연속 들어가면 합격인데, 3발x2, 3발x3 이렇게 총 15발을 쐈다.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전혀 되지도 않게 실패했다. 저녁에 급우울해졌다. 과녁에도 9발 중에 4~5발 밖에 안 들어가고 동그라미 안에 들어간 것은 1~2개였다. 내일 기록 사격에 대한 걱정이 굉장히 심해졌다. 실패하면 토요일 보충교육인데..악!
아참 그리고 오늘 처음 실탄을 써봤는데, 반동과 소음이 생각보다 굉장히 심했다. 총을 쏘고 실제 전쟁을 하는 상황이면 절대 장난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실제로 총을 쏜다는 것은 짜릿한 느낌이 있었다.


육군 훈련소 이야기(4주 군사훈련) 13일째, 화요일 : 기록 사격과 야간 사격

오늘은 기록사격과 야간사격이 있는 날이다. 기록사격은 20발을 쏴서 10발 이상이 과녁을 맞추면 합격인데, 20발 다 맞으면 소대장님께서 그 자리에서 전화 조치를 시켜준다고 하였다.어제의 영점 사격 때문에 너무 걱정이 되었다. 조는 9조, 사로는 2사로였다. 늦게 시작해서 안 좋다. 빨리 끝내고 걱정을 털어버리는 게 좋은데..흠.. 한 두조가 끝나기 시작하면서 합격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많은 90%정도가 1차 합격을 하더라. 더 걱정이 되었다. 오래 기다린 후 내 차례가 되었다. 긴장된다. 연습하고 생각한 대로 하였다. 250m-200m-100m-200m-100m의 순서로 올라오는데, 250은 버리기로 하였다. 다들 어렵다고 했기 때문이다. 처음 쏘는 200, 자세를 잡고 어깨에 총을 고정시키고 호흡을 가다듬고 쐈다. 넘어간다. 옷! 신기한데~ 다음은 10, 찰칵~ 윽, 고장났다.ㅠ_ㅠ 손을 들고 분대장님을 불러 해결했다. 접영점이 깨져서 짱났다. 쩝. 다시 처음의 자세로 쐈다. 생각보다 잘 넘어갔다. 10발 중에 7~8발 맞은 것 같았다. 뒤에 대기조에 물어보니 6~7발 맞은 것 같단다. 헐. 그 다음은 엎드려 쏴였는데, 이는 더 맞추기 어렵다고 하였다. 아무튼 엎드려 쏴 역시 처음에는 잘 맞더라. 5발 쏘고 나니 분대장님이 오더니 합격했단다. 허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5발은 여유 있게 쏘고 나와서 약간의 휴식시간이었다. 그리고 야간사격(8시)까지 저녁 먹고 기다렸다. 야간 사격 소대장님께서 “밤에 쏘면 안 보이는구나~” 하고 내려온다기에 적당히 하려고 했다. 야광 물질을 가늠좌에 발라 주길래, ‘해볼만 하네’생각을 했다. 그리고 높이는 옆에서 분재장님이 대충 맞춰 주더라. 가늠좌 안에 가늠쇠를 겨우 놓고 쐈다. “오~” 옆에 분대장님이 놀랜다. “그래도 쏘세요.” 숨을 가다듬고 또 쐈다. “오~!” 또 놀랜다. 결국 5발 다 맞춰버렸다. 허허. 자기가 분대장하면서 지금까지 야간 사격 다 맞춘 사람은 처음 본다고 하였다. 후후 영점사격에서 실망했던 것을 200% 회복하였다.

      사는이야기/옛날이야기  |  2008. 11. 2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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